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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첫 미술관 급한 일을 하나 넘겼다. 한숨 돌리고 온유랑 노는데 이럴 수가. 날씨가 너무 좋잖아. 맑은 데다 미세먼지까지 없는 날을 놓치면 안 된다. 일은 내일 또 하면 되니까. 서둘러 예약을 하고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미술관 방문은 임신때부터 기대해 온 터라 궁금했다. 넓은 공간 큰 그림 앞에서 온유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평일 낮,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예약제로 바뀐 탓에 텅 빈 미술관은 참으로 쾌적했다. 느릿느릿 유모차를 밀고 여유를 만끽했다. 온유는 역시 잘 자더라. 가끔 웃고, 찡얼거리기도 하면서. 아직 감상은 무리겠지. 그래도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종종 다니며 즐기자. 예술을 즐거워하는 온유가 되길. 더보기
#33 쑥쑥 자라네 밀린 작업으로 정신없는 사이 온유는 쑥쑥 자랐다. 끙끙거리며 뒤집기를 연습하더니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기를 하게 되었다. 이제 잠깐 한눈만 팔면 뒤집어 있을 정도다. 뒤집고 끙끙거려 안쓰러운 맘에 눕혀 놓으면 또 바로 뒤집고 혼자 끙끙거린다. 안쓰러운 건 부모 사정이고 자신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을 테지. 되집기, 배밀이, 기고, 앉고, 걷는 것 모든 게 기다려진다. 빨리 보고 싶다. 그런데 또 너무 빨리 크지는 않았으면 좋겠네. 더보기
#32 손 동작 (2) 몇 주 전부터 한 손을 들고 놀던 온유는 곧 두 손을 들게 되었다. 꼼지락꼼지락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신기한 듯 손가락을 뚫어져라 관찰했다. 자기 손이 저리 신기하고 재미있을까. 질리지도 않고 매일 손을 움직이고 관찰했다. 손을 올리고 내릴 때 웨이브를 주기도 했다. 그 모습이 마치 무림 고수 같아 웃기도 했다. 매일 지치지도 질리지도 않고 새로워하는 것. 그것이 아기가 가진 힘 아닐까. 그 힘으로 온유는 오늘도 자라고 있구나 싶다. 그 성장이 감동이다. 또 우리에게는 위로기도 하다. 반복되는 일상과 돌봄을 통해 우리도 조금씩 능숙해지고 자라고 있을 거라는 위로. 함께 자라가자 온유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