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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는이야기

04 어때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고 나는 내가 뭘 하는지 잘 몰랐다.
그냥 쓰고 그릴 뿐. 그래서 불안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먼저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는데 가족들이 곤란해 했다. 
좋은 말은 해주고 싶은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당연한 일이다.
아동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눈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출판사 편집자에게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좋았다.
지금껏 받은 답장은 대부분 ‘저희와 출판 방향이 다르다’는 짧고 정중한 거절의 내용이었는데 이 메일은 길고 자세했다. 
그래서 감동이 두 배였다.
메일을 발송한 시간이 밤 9시였다.
감동이 세 배가 됐다.

그걸 시작으로 편집자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점점 늘었다.
어떤 분은 원고에 대한 의견과 참고 도서들을 제안해 주셨다.
출판사의 편집 방향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시기도 했다.
수업이나, 교재를 추천해 주시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아동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여서 좋았다.
이제 내 작업에 대해 '어때요?' 하고 물었을 때 진지하게 대답해 줄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 것은 이 일을 하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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