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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면.

11. 초가을밤의 소동 오늘은 새벽 4시엔 일어나야 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몇 시지? 설마 알람을 못 들었나??'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2시 20분. 후... 늦게 일어난 건 아니다. 다행이다. 자세를 고쳐잡고 누웠다. 그제야 다리가 간지럽다. 모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엥."큰일이다. 잠이 깼다. 모기를 잡고 잘지 잠시 고민한다. 지금은 2시 20분. 내가 일어나야 할 시간은 4시. 나는 이불을 칭칭 감고 쪼그려 눕길 택했다. 다행히 잠이 들었다.하지만 다시 깼다. 팔이 간지럽다. 이불을 다시 감고 잔다. 헉! 또 깼다. 이번엔 허벅지가 간지럽다. 시계를 보기가 두렵다. 다시 잠이 든다.헉!! 몇 시지? 3시 55분. 나는 조용히 일어나 이.. 더보기
10. 언젠가 어디론가 똑. 똑. 똑. 똑.물방울이 떨어진다. 이 물방울들도 처음엔 강물이었다.빗물로 땅에 내려와 시냇물에서 작은 실개천이 되고 또 강물이 되었다.그리고 언젠가 바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바다로 흘러가기 싫었다.이 땅에 내려온 이유가 바닷물이 되기 위함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안전한 강물을 떠나 마른 땅으로 자신을 흘려보냈다. 그들은 한 방울, 두 방울 모이기 시작했고이젠 찰랑거릴 정도로 고여있다. 이들은 고민한다.‘언제까지 이렇게 고여있어야 할까?’ ‘몇 방울이 더 모여야 흐를 수 있을까?’‘어쩌면 이대로 말라 흔적조차 없어지진 않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다만 기대할 수는 있다.이 ‘기대’라는 녀석은 바다로 가는 확실한 길을 포기한 대신 얻은 보상이다.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한.. 더보기
9. 말 없는 위로 더보기
8. 현지화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지하철 환승역에서의 일이다. 지하철을 갈아타러 가는 중에 외국인 한 명이 내 옆을 지나쳐 갔다. 그는 시장을 보고 들어가는 길인지 물건을 가득 담은 봉지를 들고 있었다. 어? 그런데 봉지를 자세히 보니 종량제 봉투다. 종량제 봉투에 물건을 담아가는 것은 일반 봉지를 사는 데 드는 몇십 원마저 아끼는 꼼꼼한 주부와 자취생들이 애용하는 방법이 아니었나? 우연히 마주친 외국인에게서 깨알같이 현지화된 모습을 발견한다. 더보기
7. 믿음 더보기
6. 운전연수 더보기
5. 어느 비둘기의 주장 새를 새롭게 바라보는 비둘기의 새로운 주장. 더보기
4. 사냥꾼의 몰입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한 장면과 같이) 길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크기만 작을 뿐 동작은 영락없이 동물의 왕국에서 본 표범의 그것이다. 철조망 아래에 멈춰 서서 한참을 응시하는 눈 끝을 따라가니 참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지금 이 녀석의 눈에는 오직 저 참새만 보일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사냥꾼은 한 걸음 뒤에 선 나를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굉장한 집중력이었다. 조그마한 사냥꾼의 모습을 보고 걸음을 옮기는 나는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작가라도 된 듯했다. (과장을 많이 보태서) 녀석은 사냥에 성공했을까? 더보기
3. 완전 야생 요 며칠 저녁마다 동네 공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어제부터 시작한 턱걸이와 평행봉의 영향으로 등과 어깨가 뻐근했지만, 오늘도 공원으로 나섰다. 이제는 반팔이 어색하지 않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 화요일마다 열리는 장이 아직 한창인지 공원 주변이 시끌벅적했다. 나는 공원 구석 철봉에 매달려 끙끙거리며 턱걸이를 하기 시작했다. 한 세트를 마치고 벤치에 앉아 몸을 풀고 있는데 초등학생 둘이 자전거로 공원을 달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자전거길이 없어서 아이들은 잔디밭과 돌이 깔린 산책로를 달렸다. '어휴, 울퉁불퉁해서 다니기 힘들겠다.' 나는 속으로 아이들을 걱정했다. 그리고 다시 철봉에 매달려서 끙끙거렸다. 그 사이 공원을 한 바퀴 돌아온 아이들은 내 앞 돌길을 지나갔다. 그때 앞서 가던 아이가 뒤에 오는 아이에.. 더보기
2. 모르는 사이입니다 보이는게 전부는 아닙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