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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 네오산수(Neo-Sansu) 바람이나 쏘일 요량으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4월이지만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제법 날씨가 쌀쌀했다. 20분여를 달려 도착한 대구 미술관은 평일 오전이라 아주 조용했다.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타고 텅 빈 주차장 사이를 가로질러 자전거 주차장으로 갔다. 자전거를 거치대에 묶어두고 걸어가는 계단 너머로 대구미술관이 보였다. 건물 정면 우측에 '네오산수' 현수막이 보인다. 어떤 전시일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매표소에서 티케팅을 하고 관람하러 들어가기 전에 물을 한잔 마셨다. 매번 티케팅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구미술관의 입장료는 정말 저렴하다. (1,000원 ) 이 정도 시설에 이 정도 전시를 이 가격에 보는 것이 미안하다. 시민들에게 주는 혜택 같은 걸까? 전.. 더보기
4. 사냥꾼의 몰입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한 장면과 같이) 길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크기만 작을 뿐 동작은 영락없이 동물의 왕국에서 본 표범의 그것이다. 철조망 아래에 멈춰 서서 한참을 응시하는 눈 끝을 따라가니 참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지금 이 녀석의 눈에는 오직 저 참새만 보일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사냥꾼은 한 걸음 뒤에 선 나를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굉장한 집중력이었다. 조그마한 사냥꾼의 모습을 보고 걸음을 옮기는 나는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작가라도 된 듯했다. (과장을 많이 보태서) 녀석은 사냥에 성공했을까? 더보기
3. 완전 야생 요 며칠 저녁마다 동네 공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어제부터 시작한 턱걸이와 평행봉의 영향으로 등과 어깨가 뻐근했지만, 오늘도 공원으로 나섰다. 이제는 반팔이 어색하지 않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 화요일마다 열리는 장이 아직 한창인지 공원 주변이 시끌벅적했다. 나는 공원 구석 철봉에 매달려 끙끙거리며 턱걸이를 하기 시작했다. 한 세트를 마치고 벤치에 앉아 몸을 풀고 있는데 초등학생 둘이 자전거로 공원을 달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자전거길이 없어서 아이들은 잔디밭과 돌이 깔린 산책로를 달렸다. '어휴, 울퉁불퉁해서 다니기 힘들겠다.' 나는 속으로 아이들을 걱정했다. 그리고 다시 철봉에 매달려서 끙끙거렸다. 그 사이 공원을 한 바퀴 돌아온 아이들은 내 앞 돌길을 지나갔다. 그때 앞서 가던 아이가 뒤에 오는 아이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