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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는이야기

01 이유


예전에 서울역에서 만난 한 편집자님이 물으셨다.

"왜 동화를 쓰게 되셨어요?"

난 대답했다.

"아이들을 좋아해서요."

솔직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질문이 계속 떠올랐다.

'난 왜 동화를 쓰게 됐지?'



며칠에 걸쳐 자신에게 물었다.

이유라고 불릴만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아이를 좋아하는 것, 회사 일에서 보람을 찾지 못한 것,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것, 장 자크 상페의 그림에서 감동을 얻었던 경험…… 

하지만 내가 찾는 대답은 더 근원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야 분명하고 충분한 이유를 찾았다. 바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의미 있는 것일지 궁금했다.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그걸 참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근질근질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병행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나는 그렇게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수시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생긴다. 그때마다 아이디어를 메모하며 근질근질함을 견딘다. 그렇게 쌓인 메모를 보면 부자가 된 듯 든든하다. 물론 아이디어가 원고로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아이디어도 많다. 하지만 그럼 어때. 아직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걸. 

이제 겨우 첫 책을 낸 신인이지만 그래서 나는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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