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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에게

#38 아침 산책

온유는 앉아서 놀고, 기기도하는 8개월 아기가 되었다. 이제 외출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아침 촉을 세우고 온도, 습도, 바람을 체크했다.
그리고 ‘지금이다!’ 싶으면 바로 아침을 챙겨 산책을 나섰다.

아침 시간 텅 빈 동네 놀이터 정자에 앉아 여유를 부리면 유치원, 어린이집으로 출근하는 아이들과 바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온유는 그런 게 재미있나 보다. 고개를 바쁘게 돌리고 눈을 반짝이며 한참을 지켜본다.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구경도 하다 보면 온유가 스르르 잠든다. 잠든 온유를 유모차에 태우고 돌아오는 걸음이 가볍다. 여행 같은 아침이었다.

가을에는 이런 날이 더 많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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