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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시옷의 세계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시옷의 세계

 김소연

 마음산책

 


대학시절부터 나는 지식을 얻는 수단으로서의 독서를 즐겼다.

한 권에 책으로부터 새로운 관점, 지식, 가설을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래서일까? 지난 독서 목록들을 뒤적여보니 실용서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그래도 소설은 가끔 섞어 읽었지만 시는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읽었던 때는 고등학생 때가 아니었을까?


그런 내가 책을 읽으며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나의 기억과 연결되는 체험을 하고부터 

독서의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시옷의 세계’였다. 

내겐 너무 근사한 경험이라 그 대목이 19쪽에 있는 것까지 기억한다.

어느 겨울 고층 오피스텔 커다란 창문으로 펑펑 쏟아지는 첫눈을 내다본 기억을 표현한 부분에서

어느 겨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본 밤하늘 위로 펑펑 쏟아지는 눈을 보던 순간이 떠올랐다. 

당시의 나는 가로등 불빛이 비춰주는 밤하늘을 가득 채워 겹겹이 떨어지는 눈을 보며 

그저 ‘아…’ 하는 한마디 말밖에 할 수 없었는데

김소연 작가는 그 장면을 근사하게, 눈앞에 펼쳐지고야 말도록 표현했다.

그리고 나도 눈이 내리던 날에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라고 결론짓게 만들었다.



이후 나는 한 권의 시집을 사서 독서대 위에 두었다.

언젠가 삶의 어떤 경험의 순간에서 하나의 시구가 떠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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