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온유에게

#21 새로운 나

온유와 밀착해 지내면서 온유를 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의외로 나 자신도 알아가게 된다. 새로운 존재와 부딪히며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인간 바운서로서의 정체성도 그중 하나다.
시작은 엉엉 우는 온유를 달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어라? 그런데 이게 제법 잘 먹히네.
배가 고프거나 똥을 싼 경우 외에는 대부분 아이를 차분히 잠들게 했다.

일단 인간 바운서 기능을 발견하자 자연스럽게 다양한 바운스 모드를 개발하게 되었고, 거기에 BGM 기능과 이야기꾼 기능이 자연스레 추가되었다. 이제는 조금 능숙해져서 바운스를 주며 메모를 하고, 넷플릭스를 보기도 한다.

요즘은 바운서 역할을 하며 온유에게 이야기와 즉흥곡 들려주는 게 재미있다. 대부분 엉뚱한 이야기지만 가끔 괜찮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노래는 불러주다 혼자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다. 주책도 아니고… ㅋㅋ 어쨌든 이것들을 잘 모아서 나중에 온유에게 읽어줘야지. 혹 책으로 나오면 더 좋고.

온유야 우리는 너 키우는 거 즐기고 있으니까 너도 행복하게 자라라~

'온유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 파티타임  (0) 2021.01.15
#22 성장통  (0) 2021.01.15
#20 어떤 힘  (0) 2021.01.03
#19 너를 통해 배워  (0) 2020.12.31
#18 메리 크리스마스  (0) 202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