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본관 앞 도로를 지날 때 청소 아주머니들(정확히는 할머니들)께서
휴식을 마치고 다시 일하러 나가고 계셨다.
"언니야 저기함 바바라. 산이 붉다."
"뭐꼬, 퍼뜩온나."
"언니, 저기 함 바바라니깐"
하지만 들은 채도 않으시고 묵묵히 길을 가신다.
소녀적 감성을 지니신 할머니와 무지하게 시큰둥하게 반응하시는 할머니의 대화에 웃음이 나왔다.
청소해 주시는 할머니가 아니라 누군가의 언니와 동생이시라는 사실에 그분들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뒷모습을 보다 문득 고개를 돌려 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산은 전혀 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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