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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랑

#11 가을 가을 산책을 좋아한다. 풍성한 색감이 매일 달라지기에 어딜 걸어도 질리지 않는다. 온유가 가을 풍경을 처음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1년 후에 다시 가을이 온다는 게 얼마나 신기할까? 바스락 거리는 바닥을 걸으면 하루종일 질리지도 않겠지? 온유야 내년에는 우리 같이 가을길을 걷자. 어서와~ 더보기
#10 몰랐어 30대가 되기 전엔 그림책 작가가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우여곡절 끝에 작가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상상도 못 한 일을 많이 겪었다. 대단한 사건이라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상상을 못 했던 일 말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다. 내가 어른이랍시고 아는 척 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질 것 같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아는 척 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대신 같이 상상하고 응원해야지. 기왕이면 온유가 아주 엉뚱하고 기발한 미래를 상상하면 좋겠다. 말도 안 되지만 흥미로운 도전을 하면 좋겠다. 물론 지극히 평범한 선택을 하더라도 끝까지 응원하겠지만. 더보기
#09 선물 온유야 별거 아니지만 선물도 준비해놨어. 조심해서 와~ 더보기
#08 비오는 날의 산책 가끔은 온유와 비오는 날의 산책을 즐기고 싶다. 그러면 온유도 비오는 날을 좋아할까? 우산을 챙기는 번거로움과 옷이 젖는 찝찝함에 투덜거리다가도 비오는 날의 산책을 떠올리며 1초라도 웃을 수 있으면 좋겠네. 더보기
#07 나누자 온유의 소식을 알리면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이토록 적극적으로 공유하다니…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여성들의 강한 연대가 느껴졌다. 멋진 경험이었다. 출산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경험을 즐겁게 나누며 살고 싶다. 온유도 그랬으면 좋겠다. 온유야, 우리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일을 경험하며 살자 ^^ 더보기
#06 인사의 힘 온유가 인사를 즐거워하면 좋겠다. 반갑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표현하기를 어려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런 표현이 가진 힘을 발견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내가 먼저 표현하는 사람이 될게. 먼저 반갑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할게. 더보기
#05 동물원 말고 야생 온유가 동물을 좋아하면 좋겠다. 좋아하기 때문에 아끼고 존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좁은 우리에 갇힌 동물을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넓은 자연에서 자유로울 동물을 상상하는 게 더 즐거운 사람이면 좋겠다. 그래서 동물원 대신 야생으로 가고 싶다. 길들여 지지 않고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야생의 존재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으니까. 거리에 사는 고양이, 아침을 여는 새들과, 시끄럽고 똑똑한 까마귀, 강변에 우두커니 서있는 왜가리, 뒤뚱뒤뚱 오리들,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와, 노래하는 풀벌레, 한여름의 매미, 가을 하늘을 수놓는 잠자리… 이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임을 같이 알아가고 싶다. 그래도 더 크고 색다른 동물을 보고 싶거든 같이 동물도감을 보고 다큐멘터리를 봐야지. 그래도 부족하다면 지도를 .. 더보기
#04 식물 보살피기 초등학생 때 건물 주차장 한켠에 호박 모종을 심었다. 화단은 아니고 그냥 흙무더기였던 것 같은데 신기하게 호박이 잘 자랐다. 주차장 벽을 따라 쑥쑥 자라는 모습에 얼마나 신났는지 모른다. 매일 물조리개로 물을 주고 얼마나 컸나 가늠해 보는 게 즐거웠다. 마법의 콩을 심은 제크의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이제 곧 거대한 호박이 열릴 텐데 그것을 팔지 아니면 맛있는 호박죽을 해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던 어느 날… 학교에 간 사이 건물에 사는 어른들이 그 호박을 구석에 옮겨 심어버렸다. 마법의 콩나무 처럼 쑥쑥 자라던 호박은 힘을 잃고 시들시들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말라 죽게 되었다. 애정을 담은 첫 식물 키우기는 허무하고 슬프게 끝났다. 그럼에도 호박이 쑥쑥 자라는 것을 볼 때의 즐거움은 아직도 생생하.. 더보기
#03 음악하자 음악은 재미있다. 난 음악을 잘 모르는데도 그렇다. 신기하다. 온유에게도 음악이 즐거우면 좋겠다. 악기가 아니라, 노래 실력이 아니라 그냥 음악 그 자체가 즐거우면 좋겠다. 그래서 온유랑 음악을 많이 듣고 싶다. 춤도 추고, 따라도 부르고 싶다. 우리끼리 말도 안 되는 노래도 만들어야지. 그러다 취향이라는 게 생기면 목록을 만들어야지. 놀이터 가는 길에 부르던 노래, 잠이 안 오는 밤에 듣던 노래, 아침을 알려주는 노래, 꽉 막힌 도로 차 안에서 따라 부르던 노래, 비 오는 날 집에서 다 같이 막춤을 추던 노래, … 음악이 온유의 기억을 더 입체감 있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안 그러면 또 어때. 함께 듣고, 부르고, 춤추고 즐거웠으면 된 거지. 우리 즐겁게 음악 하고 살았으면 된 거지. 온유야, 우리 음.. 더보기
#02 놀이터 여행 온유가 바깥에서 뛰어놀 만큼 크면 동네 구석구석을 함께 걷고 싶다. 특히 온 동네 놀이터를 다 다녀볼 거다. 여행하듯이. 모래놀이하기 좋은 놀이터, 해적선 놀이터, 방방 놀이터, 숲속 집 놀이터, 부엉이 놀이터… 등 이미 우리가 답사한 놀이터도 한가득이다. 놀이기구를 하나하나 다 타보고 함께 일기를 쓸 거다. 어떤 기분이었는지, 뭐가 재미있었는지, 어떤 친구를 만났는지 기록해야지. 그리고 그것들을 모아 우리만의 놀이터 지도를 만들어야겠다. 어디를 여행하든 그 동네 놀이터를 굳이 들려야지. 그래서 전국 놀이터 사전도 만들어야겠다. 아이와 우리는 놀이터 전문가가 되겠지? 우리만의 놀이터 취향이 생기겠지? “오늘은 비가 오니 어느 놀이터에 가볼까?” “오늘 같은 기분에는 이런 놀이터가 좋겠다.” 같은 대사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