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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20 어떤 힘 육아 2주 차… 무슨 수를 써도 졸음이 가지 않는 새벽에 힘을 내는 노하우를 하나하나 쌓아간다. 웃음과 노래도 그중 하나다. 우리 부부 사이에서만 통하는 맥락 없는 유머라 ‘그게 왜 웃기지?’ 설명은 못 하지만 싱겁게 웃고 나면 잠도 깨고 힘도 난다. 음악도 마찬가지. 박자도, 음정도, 족보도 없는 즉흥곡을 흥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어깨춤을 들썩이며 육아를 하는 나를 본다. 노동요가 왜 생겼는지 온몸으로 느끼는 요즘이다. 온유야, 싱겁게 웃든, 깨춤을 추든 어떻게든 힘낼테니 너는 그저 건강하게 먹고 싸고 잠자면서 쑥쑥 자라라. 더보기
#19 너를 통해 배워 밤낮으로 돌봄의 역할을 하며 온유를 알아간다. 먹고 싸고 자는 흐름도 조금씩 익숙해진다. 인간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태어나서 모든 것이 처음일 텐데 용케 해낸다 싶다. 어른이 되어 사는 일이 얼추 익숙해진 나는 모든 게 처음인 너를 가끔 이해하지 못하겠지. 하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하면 공감하게 될 거라 믿는다. 온유를 통해 모든 것을 처음 해보는 존재에 대해 배워가야지. 조금 과장하자면… 사람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길 바란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계속해서 처음 해보는 것을 만나 좌충우돌할 테니까. 나도 아빠는 처음이라 우왕좌왕 좌충우돌이겠지만 용케 해낼게. 많이 가르쳐 주라. 잘 부탁해 온유야. 더보기
#18 메리 크리스마스 정신없는 중에도 우리 셋이 조촐하게 성탄절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다. 온유야 일단 올해는 요정도로 넘어가고 내년에는 더 풍성하게 즐겨보자 더보기
#17 첫날 밤 출산 후 병원에서 2박 3일을 푹 쉬다 나왔다. 산후도우미를 부르기로 한 우리는 바로 집으로 갔다. 하지만 관리사님은 주말에 일하지 않으셨고, 토요일에 퇴원한 우리는 주말을 셋이서 오롯이 보내야 했다. 조리원에 가지 않은 이유도 셋이서 떨어지지 않기 위함이었기에 우리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겁도 없이… 용감하게 시작한 첫날 밤… 우린 마치 전쟁터 한복판에 떨어진 것 같았다. 그저 떨어지는 포탄과 총알을 피해 달리고 구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그런 기분. 물론 미리 준비한 무기들은 있었다. 다만 우리가 사용법을 충분히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게 첫날밤을 보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온유야, 너랑 하고 싶은 게 진짜 많거든. 진짜 많은데… 일단 꿀잠 먼저 자고 싶다.' 사실 잠을 못 잔 건 .. 더보기
#16 온유야 반가워 수요일 밤 진통이 시작되었다. 진진통과 가진통이 구별되지 않아 주기를 재며 계속 기다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진진통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검색하실 정도면 가진통이라'고 했다. 진진통이면 검색 못하고 바로 달려가게 되있다나…가희는 견딜만하다고 했고 우리는 다음날 5시 30분까지 견디다 병원에 갔다. 병원에 가니 이미 50% 정도 문이 열렸다고 했다. 초산인데 어떻게 이렇게 참고 왔냐고 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침대에 누워 함께 힘을 주며 문이 완전히 열리길 기다렸고 5시간 정도의 노력 끝에 온유가 태어났다. 아기의 첫 울음소리는 감동이었다. 잊지 못할 노래처럼 느껴졌다. 탯줄을 자르며 온유와 첫인사를 했다. "온유와 잘 왔어. 진짜 보고 싶었어. 사랑하고 축복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