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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계곡 수영

영화 '127시간'에는 주인공이 그랜드 캐년 어느 계곡 틈 사이의 블루존에서 신나게 다이빙과 수영을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당시 수영을 할 줄 몰랐던 내게 트레킹을 하다 계곡을 만나면 수영을 하는 모습이 영화에서나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작년 10월부터 수영을 배우고 난 후에도 수영장에서만 수영을 했기 때문에 그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그래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


그러던 중 지난 토요일 (2012.06.30) 청송으로 등산을 가게 되었다.
단지 등산을 한다고만 생각했다. 게다가 비도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물에 몸을 담글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하산 직전 등산로 출구를 500여 미터도 채 남기지 않은 마지막 웅덩이에서 일이 벌어졌다.


같이 등산을 했던 형이 배낭을 벗고 신발을 벗더니 갑자기 물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나는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뭐하는 짓이냐뭐 나무랐지만 이내 '나도 들어가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를 지나쳐 얌전히 등산로를 빠져나가면 '후회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자 아무것도 따질 필요가 없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과 바지를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너무... 신났다.... 즐거웠다... 행복했다...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돌산과 숲들 가운데 계곡 웅덩이에서 배영을 하며 하늘을 보며 내리는 비를 맞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내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진 것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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