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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봉현     

      푸른지식



대학생 때 잠시 배낭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배낭여행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때 속으로 생각했다.
‘멀리 다녀온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구나.’
정말 그랬다. 나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고,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대 여행이 상황을 바꿔주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나의 태도와 마음에 영향을 주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라고, 아일랜드에서 대학원을 마친 후
독일의 회사에 입사하기 전 남미로 배낭여행을 온 지질학자를 만났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다가 놀 때는 약까지 쓰면서 열심히 노는 사람들을 보았다.
약을 하는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이었고 약을 한다고 괴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눈망울을 밝히는 아이들이 있었고,
가진 게 거의 없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경 앞에서는 함께 호들갑을 떨어줄 사람이 있어야 행복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넓었고, 살아가는 모양은 너무나도 다양했다. 그래도 내가 본 것은 그 중의 극히 일부였으리라.



물론 이것을 안다고 내가 더 대단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알기 때문에 내 삶의 방향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닫는 저자의 마지막 글귀가 마음에 더 와 닿는다.


‘길가에 널린 여느 보통의 존재 중 하나이지만 조금은 마음속에 다른 것을 품고 살아간다고 믿으려 한다.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하지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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