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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s.

레고(Lego)에서 배우기

레고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 중에 하나다.
그리고 내 생각에 레고는 가장 이상적인 장난감이다.

일단 레고는 사용하기 쉽다. 
튀어나온 부분을 오목한 부분에 끼워 고정하는 방법은 아주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여기에는 어떤 사용 설명서도 필요없다.


[그림 1] 레고 사용법. 참 쉽죠?

물론, 조작법이 쉽다고 해서 레고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레고 블록을 끼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레고로 항공모함을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고, 배트맨의 비밀기지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레고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쉽지만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변경될 수 있다는 점. 쉬운 조작법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레고는 6살의 아이도, 20살의 청년도, 40대의 아저씨도 가지고 놀 수 있다. 

[그림 2] 배트맨 디오라마 (http://walyou.com/lego-batcave-diorama/)


[그림 3] 레고로 만든 퀼른대성당 ( http://www.modellbahn-links.de/diorama/lego-dioramen/lego-diorama-koelner-dom/ )


[그림 4] 레고 아트 (Jan Vormann)


레고는 완제품이지만 동시에 완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둔다. 아래 레고 광고 이미지들을 보자. 블록 몇 개를 끼워놓고 그것이 배라고, 비행기라고, 공룡이라고 우긴다. 특히 마지막 사진을 보라! 파란 바닥에 딸랑 흰 블록 몇 개를 쌓아 두곤 잠수함이라고 한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수긍이 간다는 것이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그림 5,6,7,8] 레고의 광고들


나는 상상하게 만드는 장난감이 가장 이상적인 장난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레고는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다.
장난감이 아이들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면, 아이들은 블록 몇 개를 가지고 온갖 동물과 빌딩, 공룡과 로봇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은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더 구체적이고 개성적인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림 9] 레고 광고 : 아스테릭스 (Asterix)

[그림 10] 레고 광고 : 심슨 패밀리 (Simpson)

[그림 11] 레고 광고 : 스머프 (Smurf)

레고의 유일한 단점은 비싸다는 것이다. 너무 훌륭한 장난감이라서 빈부에 상관없이 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놀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블록의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단가를 많이 낮출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종의 프리미엄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만하지 않은 가격을 늘 유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에 봉사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언젠가 아이들을 위해 레고의 장점을 담은 저렴한 장난감을 만들고 싶다. 그 자체로 훌륭하고 재미있을 뿐 아니라 저렴해서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아이도, 부유한 나라의 부유한 아이도 가지고 노는 장난감. 
나는 그런 장난감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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