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oys.

장난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대학생 시절 남미의 한 고아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던 중 한 아이의 힘찬 킥이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고아원의 담장은 상당히 높은 편으로 어른인 나도 넘기 버거울 정도였다.

 '공은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내 감정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그때
한 아이가 당연하다는 듯 나무를 타고 올라가 담을 넘으려 한다.

 'muy peligro'

스페인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나로서는 아주 위험하다는 단순한 표현과
봉사자로서 너를 보내줄 수 없다는 의지를 담은 표정으로 아이를 말릴 수밖에 없었다.

내 어휘가 틀린 건지, 발음이 문제였는지,
아니면 세계 공용어라 여긴 바디랭귀지가 아이들에게 잘못 전달된 건진 모르겠으나 
아이는 웃으며 계속 담을 넘으려 한다.


나는 고아원 담당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때 담당자가 말했다.

'아이가 넘어갈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아이들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기의 것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줘라' 

당시 봉사팀의 리더였던 마떼오의 통역으로 들었던 이 말이 
장난감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단한 삶을 사는 많은 아이들의 손에
재미있는 장난감을 쥐어주고 싶다.



'Toy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빈드 굽타(Arvind Gupta)의 TED 강연  (0) 2014.03.05
레고(Lego)에서 배우기  (0) 201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