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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에게

#35 발견

 

인대염증으로 깁스를 한 요즘 입으로 부지런히 온유랑 놀고 있다.
몸을 쓰지 않고 어설픈 비트박스와 각종 의성어 의태어, 정체불명의 노래를 쏟아내며 노는 것도 재미있더라.

그러다 우연히 어떤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었다.
“우~ 우우 우우우~ 우우우우.”
그랬더니 온유의 양 입꼬리가 내려가며 울상을 지었다.
‘뭐지? 왜 울상이지? 설마 멜로디 때문에?’
우연이지 싶어 한 번 더 흥얼거려 본다.
“우~우우.”
이번에는 도입부에서 바로 울상이 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상황을 바꿔가며 시간차를 두고 실험해 봤다.
놀랍게도 멜로디를 흥얼거릴 때마다 울상을 지었다.
게다가 두 번 이상 연달아 흥얼거리면 닭똥 같은 눈물을 똑똑 흘리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이 멜로디에 무슨 비밀이 있길래…

특정 행동이나 소리에 박장대소하는 아기들은 많이 봤는데 대성통곡하는 경우도 있었나? 신기했다.

하지만 이 멜로디는 봉인해 두기로 했다.
온유가 울상짓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는 건 맘이 아프니까.

대신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면 다시 들려주면서 어떤 느낌인지 물어봐야지. 그때는 이 멜로디가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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