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9. 손 동작 온유는 요즘 한 손을 들고 있길 좋아한다. 왜 그런 자세를 취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귀엽다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가 성장의 증거라 생각하니 귀하다. 요즘 일하러 가기 전 온유와 주먹인사를 한다. 기껏 몇 미터 떨어진 작업방으로 이동하는 것 뿐이지만 출근길에 큰 응원이 된다. 일이 몰려 정신없는 중에 소소한 행복이 늘 가까이에 있어 감사하다. 더보기
#28. 손가락 빨기 온유를 키우기 전에는 아기를 잘 몰랐다. 그저 귀여운 존재로 인식했을 뿐. 아기는 밥을 먹고 트림을 시켜야 한다는 말에 '아기가 트림도 해? 귀엽게 꺽 하고 하나?'라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아기는 방귀 낄 때 사랑스럽게 '뽀~옹' 하는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아기의 트림과 방귀의 웅장한 소리를. 그 본능적이고 가식 없는 소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최근 온유는 손을 빨기 시작했다. 2개월 차 아기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한다. 역시나 귀엽게 쪽쪽 빨지 않는다. 격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빤다. 마치 세상에 자신과 손가락만 존재하는 듯. "쫘압쫘압 후루루룩 쪼옥쪼옥 쭙쭙쭙.." 늦은 밤 어두운 방에 퍼지는 소리에 잠이 깨면 슬쩍 일어나 기저귀를 확인한다. 오줌을 쌌다. 이제 온유는 오줌을 싸고 울.. 더보기
#27. 사랑하는 표정 온유의 모든 표정을 좋아하지만 유독 사랑하는 표정이 있다. 바로 똥 싼 후의 표정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일단 똥을 누면 눈빛이 엄청 순수하고 선량해진다. 마치 이 일은 자기와 무관하다는 듯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다. 그리고 절대 눈을 맞추지 않으며 뒤처리 하는 우리를 외면한다. 심지어 이 모든 상황을 초월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 선하디선한 외면의 표정은 정확히 똥을 눈 순간부터 엉덩이를 씻기고 새기저귀를 입힐 때까지 지속된다. 그리고 뽀송한 기저귀를 입히고 나면 그제야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찡얼거린다. 오줌은 누자마자 울고불고 난리인데 신기하다. 덕분에 대소변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으니 우리로서는 고마울 뿐이다. 거기다 웃기고 귀엽기까지 하니 그 표정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더보기